날 방송작가 한 명이 손에 모자를 들곤 몹시 흥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좋아하고 있었다. '기뻐 날뛴다'라는 표현이 문자 그대로임을 난 그때 실감했다. 그녀가 기뻐 날뛴 이유인즉, 몇 달 전 엘리베이터에서 동료 작가가 예쁜 모자를 쓰고 있기에 구입처를 물어봤더니 일본에서 샀다고 하더란다. 한국에는 없는 물건이라 아쉬워했는데 유재석이 일본을 다녀오면서 그 모자를 사다 준 것이다. 물론 유재석에게 사다 달라고 부탁한 게 아니다. 모자 예기를 한 적도 없었다. 유재석은 어떻게 알았을까? 같은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가 그 얘기를 들은 것이다.
<무한도전>팀의 한 스태프가 유재석에게 패딩점퍼를 선물 받고 감동받아 그 예기를 SNS에 올린 적도 있다, 유재석의 코디네이터가 입은 패딩점퍼를 보고 부러워한 적이 있는데 어느 날 그와 똑같은 제품을 유재석이 선물했다는 것이다.
모자를 받은 작가나 패딩점퍼를 선물 받은 스태프나 그들은 평생 유재석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발떡 일어나 뛰어 나가지 않을까.
고명환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 중에서
인간관계를 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사람을 분류할 때가 있다
'저 사람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
'저 사람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가?'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굽신거리는 이유는 그가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돈과 권력의 힘에 빌붙고 싶기 때문이다. 친분을 쌓아두면 언젠가 어려운 일이 있거나 부탁할 때 들어줄 수 있다고 여기면 먼저 고개를 숙이고 친분을 이어가려고 한다.
우리가 유재석의 사례에서 대단하다고 여기는 부분이 아마 이런 점 일 것이다. 대스타가 된 입장에서는 스태프나 작가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그들에게 잘 보이지 않아도 그는 잘나가기 때문이다.
유재석급의 다른 MC에게서 이런 모습을 많이 봤다. 그는 프로그램 개편을 쥐고 흔드는 영향력을 가진 PD나 방송국 국장급 이상에게는 두 손을 모르고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에 자신보다 지명보다 떨어지는 개그맨에게는 늘 욱박지른다. 아무리 웃음 코드를 만들기 위한 설정이라고 해도 보기 불편하다.
유재석처럼 세심하게 주위를 챙긴다는 것은 '당신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 중요하지 않다면, 다시는 보지 않아도 괜찮다고 여기면 결코 이런 세심함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그를 감동시키고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을 향해 귀를 열어두는 것이다.
'저 사람이 나와 계속 인연을 이어가려고 하는구나'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고 끌리게 마련이다.
만약 누군가를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도 관심을 기울이며 살피기! 진심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기!